일상

패션잡담

eesem 2010. 6. 21. 00:04
어느 일요일 아침 엄마가 분주하게 교회에 가려고  차를 타고 있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빠가 미소를 지으며 그런 엄마가 못내 귀엽다는듯이
"엄마 저 촌스러운것좀 봐라 ^^"
하신다.
 
엄마가 어떻게 하고있나 봤더니 마침 엄마가 촌스러운 옷으로 아래위로 빼입고 멋을내고 있었다.

아빠는 엄마에게 원하는 어떤 패션스타일이 있는데
그것은 뭔가 중성적이며 세련되고 직선적인 스타일이지만
사실 동생과 내가 보기에는 엄마는 화사한 색의 동글동글한 여성스러운 스타일이 잘어울린다.

옷가게에 같이 갈때 보면 아빠는 여지없이 카키색이나 채도가 낮은 색의 딱 떨어지는 디자인에 허리선이 없는 중성적인 자켓 같은 것을 엄마에게 입혀놓고 좋아하고 계신다. 동생과 나는 이것을 '공장장' 스타일이라고 부르며 엄마를 향한 아빠의 패션정책에 반대하고있다.
어제 아빠가 엄마와 함께 옷가게에서 엄마 옷을 사오셨는데 역시나 엄마의 얼굴을 어두워보이게하는 회갈색의 자켓.
엄마는 얼굴이 검어서 어중간한 회색톤을 입으면 안색이 매우 어두워보이는데...어두운 얼굴로 엄마는 새옷이라며 기뻐하고 있었다.

보통은 부부의 경우에 여자가 남자의 패션을 관리하지만, 우리집은 늘 아빠가 엄마의 패션을 관리해왔다.
엄마가 새 옷을 사서 처음 입었을 때 아빠의 반응이 "당신... 그옷 어디서 났어?" 라면 실패라는 뜻.
엄마가 바자회에서 좋아라하며 산 천원짜리 옷 같은 것은 아빠가 안보이는데서만 입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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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묻어가고 싶을때 입는 평범한 회색 원피스가 있는데, 나로써는 알수 없는 그 원피스의 어떤 요소가 오히려 이목을 끌었다. 무엇일까. t의 전유물이었던 국방위원장 스타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