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를 전혀 모르는 낯선 땅에 몰아넣고 살 수 있을까?
요즘 주변에 여행이나 유학을 결심하는 이가 많아서 그시절의 나를 생각해 보게된다.
런던만 해도 이제 그리운 고향과 같이 되어버린 곳이지만.
도착하자마자 포트폴리오 출력하려고 그놈의 프린터 사는데 해외카드 결제가 안되서 핸드폰도 없이 공중전화 붙잡고 말도 안되는 영어로 울먹이던걸 생각하면 고되기 짝이없다. 고되고 바보스럽다.
고되고 바보스러움, 낯선것과 이상한 것을 좋아해서 여행을 좋아하고 음식점에 가서 처음보는 메뉴에 도전하는 나이지만.
런던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140kg의 짐을 싸며 '이런 짐 다시는 못싸겠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단기간의 기분전환성 여행, 출장이나 1-2년의 공부처럼 돌아올 집과 가족이 있는채로 여행하는 것과 혼자 기약없는 이방인이 되는 것은 이상하게 꽤나 다른 느낌이다.
어떤 전시에서 '당신이 집(고향)이라고 생각하는 곳은 어디인가요?'라는 질문으로 많은 사람, 주로 런던에서 10년 이상 산 외국인들 대상으로 인터뷰한 영상에서 각양 각색의 대답들이 흥미로웠다.
잘은 생각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대답들.
'where my heart is' (내 마음이 가는 곳)
'내 사람들, 속할 집단이 있는 곳'
'내 물건이 있는 곳'
'내가 길거리를 돌아다닐 때 아무도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는 곳'
뭐 어쨌거나... 나라면 알래스카 간다. 완전 부럽...
지금 고되고 바보스러운 사람
앞으로 고되고 바보스러울 사람 모두 화이팅.